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은 물론 유로존의 해체까지 언급되고 있는 등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은 단순한 일회성 위기가 아닌 화폐경제 자체의 근본적인 위기인 것이기에 가격의 거품을 경고하고 있는 일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2000년 이후 11년간 역사상 최장기간 상승만을 해온 금에 뒤늦게 뛰어들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산이 높을수록 골은 깊다'라는 시장의 격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가치와 가격은 분명 다른 것이기에 아무리 자산의 가치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가격에 지나친 거품이 있다면 결국 가격은 자산의 가치에 맞는 적정가격을 찾아 하락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술적 분석으로 볼 때 현재 금(Gold) 가격은 어떠한 위치에 와 있을까?

다음은 지난 30년간 금가격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 그래프이다.

기술적 분석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피보나치 비율이 되는데 지난 2000년 전후 가격 저점을 0%으로 하여 피보나치 비율을 적용해 본다면 현재의 100 oz당 금 가격은 피보나치 수열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라 할 수 있는 261.8%에 해당하는 1,990 달러 ((3)지점)에 근접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가격은 동시에 지난 10 여 년간 금 가격 추세의 고점과 저점을 연결한 가격 경로선의 상단 저항선과 일치하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히 기술적 분석에서만 본다면 금의 가격은 1,900 지점에서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이며 최소한의 일시적인 조정 내지는 상승 추세를 종료하고 방향을 바꿔 하락 추세로 돌아설 여지도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현재의 금융위기가 악화된다면 금은 여기서 상승 추세를 멈추지 않고 일시적인 조정을 거쳐 다음 목표지점인 3,000 달러를 향해 무섭게 치솟을 가능성 또한 있을 것이다. 

<그림 2> 과거 30년간 금 가격의 추세

금 가격의 미래가 어찌 되었든 기술적 분석 상으로는 현재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와 있는 것 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무작정 지나온 과거의 추세만을 믿고 고수익의 환상에 빠져 소중한 자산을 내맡기기에는 상당한 위험의 부담이 필요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개인과 기업의 신용(=부채)거품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없이 무한정 찍어낸 돈으로 위기를 덮은 결과 이제 그 문제가 국가로 전이된 결과이다.

땀 흘려 버는 소득 없이 무한정 부채만을 늘려 생활할 수 없다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동일하다.

그동안 아무런 근거없이 부채를 무한 팽창시키고 그 빚으로 소비 소비해 왔던 인간의 탐욕에 대한 시장의 보복이 시작되고 있다.

금 본위제도 폐지 이후 지난 40 여 년간 유지되어 왔던 달러 중심의 화폐 자본주의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금속화폐의 하나로써 화폐의 기능을 수행해 왔던 금에 대해 자산의 일부를 배분하는 것은 충분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수익 추구를 위한 투자의 목적이 아닌 화폐가치 하락의 위험으로부터 자산의 실질가치를 지키기 위한 보험의 관점에서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진정한 투자의 위험은 손실의 가능성이라는 투자의 속성에 있는 것이 아닌 정작 자신이 투자하는 그 자산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투자자 자신의 이해 부족에 있다고 한다.

이제서야 금에 관심을 갖고 자산의 배분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이전에 화폐와 금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위한 공부는 필요하지 않을까?

<향후 금과 관련한 내용은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이나 본 글은 어디까지나 필자 개인의 견해일 뿐 투자에 대한 지침서는

  아닙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한 투자행위의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