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에게 화병은 친근한 단어이다. 이 화병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분노증후군(anger syndrome, hwabyung)"이란 학술 용어로 정식 규정되어 있다.

화병은 과거에는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야 했던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문제였는데, 최근에는 무거운 업무, 경제적인 문제, 가족이나 직장동료와의 갈등 등으로 인해 남성들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한 돌연사와 같은 문제는 남성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자극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게 되면 정신적인 손상 뿐 아니라 신체적인 손상들이 발생하는데 그 중 '화'는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다. 우리 몸 중에서 스트레스로 가장 많은 손상을 입는 것은 혈관이며 특히나 심장혈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심장에 치명적인 화

쥐를 이용하여 스트레스를 실험을 한 연구결과를 보면 더 실감할 수 있다. 투명한 창으로 분리된 상자 안에 여러 마리 쥐를 넣은 뒤 한 칸을 제외한 나머지 칸에 규칙적인 간격으로 전기자극을 준다.

바닥에 전기자극이 주어지면 그 안에 있던 쥐는 깜짝 놀라 팔딱 뛰어 오르게 된다. 그러나 흥미로운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극을 받는 쥐들은 문제가 없는데 오히려 그것을 지켜보는 자극을 받지 않는 쥐의 심장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전기자극이라는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뛰어오르는 동작들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쥐에 비해, 그것들을 지켜보던 쥐는 스트레스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누군가와 싸우면서 심하게 화를 내는 중에 갑자가 쓰러졌다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했던 사람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이야기는 놀랄만한 뉴스가 아닐 정도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똑같이 주어지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고 이겨내는가에 따라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화의 경우 무조건 참는 것도 무조건 터뜨리는 것도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화를 내게 되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데, 화를 잘 내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의 위험이 2배가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화가 날 때 무언가를 부수고 때리는 등의 방법으로 푸는 사람의 경우 공격성이나 누군가에 대한 적대감이 강하며, 중년남성에게 있어 강한 적대감이나 공격성은 흡연, 음주, 고열량식사, 콜레스테롤보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더 심각한 위험요소가 된다.

 

화를 다스리는 3단계

정신과 전문의들은 화를 다스리기 위해 화를 내기 전에 다음의 3단계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첫째, 화를 낼 일이 정말 중요한 일이지?

둘째, 화를 내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셋째, 화를 내는 표현을 지금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요즘 명상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데 명산은 화로 인한 건강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좋은 방법이다. 명상과 바이오피드백은 정신과에서도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피드백은 치료기간 동안 신체의 객관적 변화를 수치로 환자에게 계속해서 알려 주면서 어떤 상태에서 신체적으로 안정이 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를 반복하다보면 환자는 화가 날 때 어떻게 해야 안정이 되는지를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것이다.

 

화, 어떻게 조절해야 하나?

화가 날 때마다 버럭 화를 내는 사람은 가슴에 남아있는 스트레스는 없을지 몰라도 순간적으로 화를 낼 때마다 혈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아무리 화가 나도 말 한마디 못하고 혼자서 가슴을 치며 억울해하는 것은 착하다는 말은 들을지 몰라도 심장은 서서히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화를 잘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화를 조절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나와 대립하는 외부 상황을 내게 맞게 바꾸어 적응시키는 것인데, 예를 들면 갈등이 있는 직장상사를 변화시키거나 바꿔 버리는 방법으로 성공하기가 어렵다.

 

두번째 방법은 스스로 외부 상황에 맞게 변화하여 적응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종의 정신수양법으로 화가 날 때의 상황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식으로 이해하고 감정적 동요없이 적응해 버리는 용서법의 지혜로서 모두에게 권해주고 싶은 방법이다.

 

하루하루가 웃을 수 있는 날이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지만, 2006년 한해도 화가 나는 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버럭 화를 내거나 반대로 화를 꼭꼭 누르고 쌓아 놓는 것은 내 건강을 해치는 것임을 기억하고 용서의 마음으로 화를 잘 조절하여 건강한 한해를 보냈으면 한다.

 

글/ 365홈케어

참고자료/ KBS생로병사의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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